예외 사유 다섯 가지
기보유 정보·독자 개발 같은 예외는 그것을 주장하는 수령자가 증명해야 합니다. 그래서 계약서에 증명 수단(날짜가 남은 내부 기록·저장소 이력·접근자 명단 등)을 명시해 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증명 방법을 공증 문서로만 한정하는 문구는 서명 전에 고칩니다.
예를 들어 개발사 A가 고객사 B와 물류 관리 시스템 연동을 협의하면서 B의 업무 흐름과 데이터 구조 자료를 받기로 했다고 가정합니다. A는 협의 전부터 비슷한 재고 예측 기능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협의가 끝난 뒤 A가 이 기능을 다른 고객에게 공급하면, B는 「우리가 넘긴 정보를 썼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때 A가 기댈 수 있는 것이 비밀유지 조항의 예외 규정입니다.
예외 규정에는 대체로 공지 정보, 기보유 정보, 제3자로부터 적법하게 취득한 정보, 독자 개발 정보, 법령상 공개 정보의 다섯 가지가 들어갑니다. 각 사유의 뜻과 준비할 자료는 아래에서 한꺼번에 정리합니다. 비밀유지 기간이 남아 있고 비밀 표시가 제대로 되어 있더라도,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 정보에는 의무가 미치지 않습니다. 따라서 기간이나 표시 요건과는 따로 검토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근거가 되는 법령
계약상 비밀유지 의무는 당사자의 약정에서 생깁니다. 민법 제105조는 당사자가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와 관계없는 규정과 다른 의사를 표시하면 그 의사에 따른다고 정합니다. 그래서 비밀정보의 범위와 예외, 증명 방법은 원칙적으로 당사자가 정할 수 있습니다. 의무를 어기면 민법 제390조에 따른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이 문제가 됩니다.
위약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어(민법 제398조 제4항),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다만 위약금 약정이 위약벌로 해석되면 이 감액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각 조문의 원문과 현재 시행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업비밀 침해 책임은 계약과 별도로 판단됩니다. 계약상 예외에 해당한다고 해서 법률상 책임이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는 영업비밀을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로 정의합니다. 예외 규정의 공지 정보는 이 정의의 비공지성 요건과 같은 생각에서 나온 것입니다.
계약상 비밀정보의 범위는 법률상 영업비밀보다 넓게 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개된 정보까지 비밀로 묶어 두려는 조항은 효력 다툼을 부를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여러 거래처에 같은 내용으로 쓰려고 미리 마련한 계약서라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법 제5조 제2항은 뜻이 분명하지 않은 약관을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도록 정합니다. 제6조는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조항을 무효로 합니다. 문구를 하나하나 협상해서 정한 조항이라면 민법의 일반 원칙에 따라 판단됩니다. 그러므로 초안이 상대방의 표준 서식인지, 협상으로 고친 결과인지를 기록해 두면 어떤 기준이 적용될지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증명 책임은 수령자에게 있습니다
계약에 증명 문구가 없더라도, 의무를 면하는 예외 사유는 그것을 주장하는 수령자가 증명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예외 규정은 원래 생길 의무가 특정 정보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정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계약서는 「수령자가 서면 기록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라는 문구를 둡니다. 이 문구가 있으면 증명 책임뿐 아니라 증명 수단까지 서면 기록으로 좁혀집니다. 개별 협상으로 정한 조항이라면 민법 제105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효력을 가집니다. 다만 상대방의 표준 서식(약관)이라면, 상당한 이유 없이 고객에게 증명 책임을 지우는 조항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14조에 따라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개별 협상으로 정하는 경우 수령자는 이 문구를 지우려 하기보다, 어떤 기록이면 증명으로 인정되는지를 합리적으로 정해 두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예외별 뜻과 준비할 증명 자료
- 공지 정보: 받은 때 이미 공개되어 있었거나, 받은 뒤 수령자의 잘못 없이 공개된 정보입니다. 공개 시점을 알 수 있는 자료(공개된 특허공보, 발행된 문서, 날짜가 남은 웹 게시물 보관본)를 준비합니다. 받은 뒤 공개된 경우라면 공개 경로가 수령자와 무관하다는 점도 보여야 합니다.
- 기보유 정보: 받기 전부터 수령자가 비밀유지 의무 없이 보유하던 정보입니다. 정보를 받은 날보다 앞선 날짜의 내부 문서, 소스코드 저장소의 변경 기록, 개발 회의록이 핵심 자료입니다.
- 제3자 적법 취득: 비밀유지 의무를 지지 않는 제3자에게서 정당하게 받은 정보입니다. 제3자와 맺은 계약서나 자료를 받은 경위 기록, 그 제3자가 비밀유지 의무를 지지 않았다는 정황이 필요합니다.
- 독자 개발: 받은 비밀정보를 사용하지 않고 수령자가 스스로 개발한 정보입니다. 비밀정보에 접근하지 않은 인력이 개발했다는 기록, 비밀정보 접근자 명단, 개발 일지가 중심이 됩니다.
- 법령상 공개: 법원이나 행정기관의 적법한 요구에 따라 공개해야 하는 정보입니다. 공개를 요구한 문서, 상대방에게 미리 알린 통지 기록, 요구된 범위만 공개했다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앞의 사례에 적용하면, A는 협의를 시작하기 전에 재고 예측 기능의 기획 문서와 저장소 기록을 따로 보관해 두어야 합니다. 자체 개발 중인 기능과 기존 보유 자료 목록은 날짜와 함께 정리합니다. B의 자료를 받는 담당자와 해당 기능 개발팀을 나누고, 자료 열람 기록을 남깁니다. 이 기록이 독자 개발을 증명하는 기본 자료가 되며, 예외 규정을 실제로 쓸 수 있는 방어 수단으로 만듭니다.
효력이 다투어지는 조항
예외를 전혀 두지 않거나 「어떠한 경우에도 본 계약에 따라 받은 일체의 정보」를 비밀로 정한 조항이 바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개별 협상으로 정한 조항은 민법 제103조의 반사회질서 행위나 제104조의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해야 무효가 됩니다. 특히 제104조는 궁박·경솔·무경험으로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경우를 요건으로 하므로 적용 범위가 좁습니다.
반면 상대방의 표준 서식이라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에 따라 공정성을 잃은 조항으로 무효가 될 여지가 있습니다. 뜻이 모호한 부분은 제5조 제2항에 따라 수령자에게 유리하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증명 방법을 지나치게 좁힌 조항도 문제가 됩니다. 예를 들어 「공증받은 문서로만 증명할 수 있다」고 정하면 예외 규정이 사실상 쓸모없게 됩니다. 약관이라면 이런 조항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14조(고객에게 증명 책임을 지우는 조항)와 제6조 제2항 제1호(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를 근거로 무효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개별 약정이라면 수령자가 그 내용을 알고 받아들인 것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서명 전에 고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법령상 공개 예외가 빠진 경우에도, 법원이나 행정기관의 적법한 요구에 응한 행위까지 계약 위반으로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이런 행위를 금지하는 약정은 민법 제103조 위반으로 다투어질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사안마다 판단이 달라지므로, 조항에 처음부터 명시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상대방이 예외 범위를 사실과 다르게 설명해 서명을 받아냈다면 민법 제110조의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로 취소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망 사실은 취소하려는 쪽이 증명해야 하므로 쉽게 인정되지 않습니다.
예외 조항 예시 문안과 점검 항목
상대방 초안에 흔히 들어가는 원안과 수령자 측 수정안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원안: 다음 각 호의 정보로서 수령자가 공증받은 문서로 입증하는 정보에는 본 조의 의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 수정안: 다음 각 호의 정보로서 수령자가 수령일 이전 또는 해당 사유 발생 시점의 날짜가 확인되는 서면 또는 전자적 기록으로 입증하는 정보에는 본 조의 의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수정안의 각 호는 다음과 같이 적을 수 있습니다.
- 1. 수령 당시 이미 공지되었거나, 수령 후 수령자의 귀책사유 없이 공지된 정보
- 2. 수령 전부터 수령자가 비밀유지 의무 없이 적법하게 보유하고 있던 정보
- 3. 비밀유지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제3자로부터 적법하게 취득한 정보
- 4. 비밀정보를 사용하지 않고 수령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정보
- 5. 법령 또는 법원·행정기관의 적법한 요구에 따라 공개가 요구되는 정보. 이 경우 수령자는 상대방에게 지체 없이 통지하고, 요구된 범위에 한하여 공개합니다.
초안을 받았을 때는 다음 문구를 차례로 확인합니다.
- 예외 사유 다섯 가지가 모두 들어 있는지, 빠진 사유가 있다면 거래 성격에 맞는지 확인합니다.
- 증명 방법이 「서면 또는 전자적 기록」처럼 합리적인지, 공증처럼 지나치게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지 않은지 확인합니다.
- 독자 개발 예외의 「비밀정보를 사용하지 않고」 요건을 접근자 명단과 개발 기록으로 보일 수 있는 문구인지 확인합니다.
- 공지 정보 예외에 「수령자의 귀책사유 없이」 문구가 있는지, 공지 시점의 기준이 수령 시점인지 확인합니다.
- 법령상 공개 예외에 사전 통지 의무와 공개 범위 최소화 의무가 함께 정해져 있는지 확인합니다.
- 초안이 상대방의 표준 서식인지, 협상으로 바뀐 조항이 무엇인지 수정 이력으로 남겨 둡니다.
문서의 기본 형식은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식에서 공단이 제공하는 법률서식의 일반적인 문서 형식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서식은 일반적인 형식을 보여 줄 뿐입니다. 예외 사유의 범위와 증명 방법은 거래 대상 기술, 내부 개발 현황, 상대방과의 협상력에 따라 직접 작성해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정리한 것이며, 특정 사건의 결론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이미 분쟁이 생겼거나 위약금이 큰 계약이라면 계약서 원문과 내부 개발 기록을 갖추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