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할 조항의 일반적인 형태
온라인 쇼핑몰처럼 통신판매로 이루어진 거래라면, 본사 소재지 법원만 지정한 약관 조항은 효력이 없습니다. 소비자는 자신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에 소송을 낼 수 있습니다. 전자상거래법 제36조가 소비자 주소지 법원을 전속관할로 정해 두었기 때문이며, 방문판매·전화권유판매·할부거래도 각 법률이 같은 취지의 전속관할을 둡니다. 그 밖의 거래라면 약관규제법 제14조에 따라 조항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지를 따집니다.
예를 들어 수도권 밖에 사는 소비자가 환불 분쟁 중 판매자에게서 "소송은 회사 본사 소재지를 관할하는 법원에서만 진행할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조항은 보통 약관 마지막에 "이 약관 및 서비스 이용과 관련하여 발생한 분쟁의 관할법원은 회사의 본사 소재지를 관할하는 법원으로 합니다"와 같은 형태로 들어갑니다. 관할 조항은 권리의 내용이 아니라 다투는 장소를 정하는 절차 조항입니다.
근거 법령
관할의 기본 규칙은 민사소송법에 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2조에 따르면 소송은 피고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법원이 관할합니다. 법인의 보통재판적은 제5조에 따라 주된 사무소 소재지가 기준입니다. 재산권에 관한 소는 제8조에 따라 의무이행지 법원에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제29조는 당사자가 일정한 법률관계로 생긴 소에 관하여 서면으로 제1심 관할법원을 합의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약관의 관할 조항은 이 합의관할을 약관 형태로 미리 정해 둔 것입니다. 다만 같은 법 제31조에 따라, 법률이 전속관할을 정해 둔 소송에는 합의관할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통신판매 거래에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36조가 적용됩니다. 이 조항에 따르면 통신판매업자와의 거래에 관련된 소는 소 제기 당시 소비자의 주소지 관할 지방법원이 전속관할하고, 주소가 없으면 거소지가 기준입니다. 소 제기 당시 소비자의 주소나 거소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에는 민사소송법의 관계 규정을 준용합니다. 소비자가 원고이든 피고이든 같은 규칙이 적용됩니다. 방문판매법 제53조는 방문판매·전화권유판매·다단계판매·계속거래 등 특수판매에 관련된 소를 소비자 주소지(주소가 없으면 거소지) 지방법원의 전속관할로 둡니다. 할부거래법 제44조도 할부거래에 관련된 소를 같은 기준으로 다룹니다.
그 밖의 거래에 들어간 관할 조항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규제법)로 판단합니다. 약관규제법 제14조에 따라,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소송 제기 금지 조항이나 재판관할 합의 조항은 무효입니다.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 공정성을 잃은 조항을 무효로 보는 제6조는 일반원칙 역할을 합니다. 뜻이 명백하지 않은 약관은 제5조 제2항에 따라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합니다. 이 법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담당하며, 위원회는 약관 심사청구를 받아 불공정 조항의 시정을 권고하거나 명령하고 업종별 표준약관을 마련합니다.
효력이 인정되는 경우
관할 조항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조항이 무효가 되지는 않습니다. 사업자끼리 맺은 계약처럼 전속관할 규정이 없는 거래에서는 관할 조항이 효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조항의 문구도 효력 판단에 영향을 줍니다. 아래 비교는 자주 보이는 문구 유형을 소비자 거래 기준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 "민사소송법에 따른 관할법원으로 합니다": 법정관할을 그대로 확인하는 문구이므로 고객에게 새로운 불이익이 생기지 않습니다. 통신판매 거래라면 전자상거래법 제36조가 함께 적용됩니다.
- "고객의 주소지 관할 법원으로 합니다": 고객의 소송 부담을 줄이는 문구이므로 효력이 문제 되는 경우가 드뭅니다.
- "법정관할 법원 외에 회사 본사 소재지 법원에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관할을 하나 더 추가하는 부가적 합의로 읽힙니다. 고객이 다른 법정관할을 그대로 쓸 수 있어 불리함이 크지 않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 "회사 본사 소재지 법원으로 합니다": 다른 법원을 배제하는 전속적 합의인지 추가 합의인지 문구만으로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회사가 피고일 때 본사 소재지 법원은 이미 법정관할 법원입니다. 법정관할 법원 가운데 하나를 고른 문구이므로 전속적 합의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약관규제법 제5조 제2항에 따라 고객에게 유리하게, 곧 다른 법정관할도 남는 쪽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도 할 수 있지만, 이 주장은 다툼의 여지가 있습니다.
- "회사 본사 소재지 법원만을 전속관할로 합니다": 고객의 선택지를 없애는 문구입니다. 통신판매처럼 법률이 소비자 주소지 전속관할을 정한 거래에서는 효력이 없습니다. 그 밖의 소비자 거래에서도 아래 기준으로 무효 여부를 다투게 됩니다.
본사 관할 조항이 효력을 잃는 경우
먼저 법률이 소비자 주소지 전속관할을 정한 거래가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앱 결제, 소비자가 먼저 전화로 주문한 경우처럼 통신판매로 이루어진 거래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사업자가 먼저 전화해 구매를 권유한 경우는 통신판매가 아니라 방문판매법의 전화권유판매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도 방문판매·할부거래와 마찬가지로 각 법률이 소비자 주소지 법원을 전속관할로 정합니다. 이런 거래에서는 민사소송법 제31조에 따라 당사자 합의로 관할을 바꿀 수 없습니다. 따라서 본사 소재지 법원만 지정한 약관 조항은 부당성을 따질 필요도 없이 법률에 반해 효력이 없습니다. 앞의 사례에서 소비자는 자신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에 환불 청구 소송을 낼 수 있습니다. 판매자가 소비자를 상대로 대금 청구 소송을 낼 때도 소비자 주소지 법원이 관할합니다.
매장에서 일시불로 맺은 이용 계약처럼 그 밖의 거래에서는 약관규제법 제14조로 판단합니다. 이때는 여러 사정을 함께 봅니다. 고객의 거주지와 지정 법원 사이의 거리, 출석에 드는 시간과 비용, 분쟁 금액에 비한 소송 부담, 사업자가 관할을 한곳으로 모아야 할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기준입니다. 전국의 소비자를 상대로 거래하면서 본사 법원만 지정해 소비자가 소송을 사실상 포기하게 만드는 조항이라면, 부당하게 불리하다고 다툴 여지가 큽니다. 다만 결론은 거래 내용과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소송을 제기하지 않습니다"처럼 소송 자체를 막는 조항도 같은 조문에 따라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에서는 취소보다 무효가 문제 됩니다. 소비자가 따로 취소 의사를 밝히지 않아도 무효인 조항은 처음부터 효력이 없습니다. 약관규제법 제16조에 따라 관할 조항이 무효가 되더라도 계약 전체는 원칙적으로 유효하게 남습니다. 이때 관할은 민사소송법과 각 소비자 보호 법률의 일반 규칙으로 정해집니다.
소송 전 확인할 사항
소장을 쓰거나 판매자에게 답변하기 전에 아래 사항을 차례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관할을 잘못 정하면 사건이 다른 법원으로 이송되면서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 거래 경로를 확인합니다. 주문 내역과 결제 화면을 보고 거래 유형을 구분합니다. 누리집이나 앱으로 주문했거나 소비자가 먼저 전화로 주문했다면 통신판매에 해당합니다. 사업자가 먼저 전화로 권유했다면 전화권유판매, 할부로 결제했다면 할부거래에 해당하는지 확인합니다.
- 약관의 관할 조항 문구를 그대로 보관합니다. "만을", "전속" 같은 표현이 있는지, 법정관할을 함께 인정하는지 확인합니다.
- 소 제기 당시의 주소를 기준으로 관할 법원을 정합니다. 계약 이후 이사했다면 현재 주소지 법원이 기준이 됩니다.
- 판매자가 본사 법원으로만 가야 한다고 주장하면, 해당 법률의 전속관할 규정을 근거로 서면 답변합니다. 통신판매라면 다음과 같이 쓸 수 있습니다. "본 거래는 통신판매에 해당하므로 전자상거래법 제36조에 따라 소 제기 당시 소비자 주소지 관할 지방법원이 전속관할입니다. 약관의 본사 소재지 관할 조항은 이 규정에 반하여 효력이 없습니다."
- 법률이 전속관할을 정하지 않은 그 밖의 거래라면, 약관규제법 제14조 위반을 주장합니다. 이때 거리, 비용, 분쟁 금액 같은 불리한 사정을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 소송 전에 다른 해결 경로를 확인합니다. 소비자24에서 피해구제 신청 경로와 품목별 분쟁해결 정보를 먼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약관 조항과 관련해 법률상 이익이 있는 소비자나 소비자단체 등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약관 심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심사청구는 개별 분쟁의 결과를 대신 정해 주는 절차는 아니지만, 조항 자체의 시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판단은 거래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주문 내역과 약관 조항을 보관한 뒤 주소지 관할 법원을 확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