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보기 카메라등이용촬영피해자보호공중밀집장소추행아동청소년강간형사일반계약·거래약관·계약무고성희롱강제추행스토킹임대차공연음란성범죄일반근로·노동성매매
약관·계약

설명받지 못한 약관 조항에 업체가 '법령에 있는 내용이라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고 하면 그대로 적용되나

조항의 내용

이 글은 가전 렌탈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려다 위약금 조항을 안내받은 고객을 위해 썼습니다. 업체는 "이 조항은 법령에 있는 내용이거나 업계에서 누구나 아는 내용이어서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었습니다"라고 답한 상황입니다. 계약 당시 직원은 월 렌탈료와 설치 일정만 안내했고, 약관은 태블릿 화면에서 전체 동의 버튼을 누르는 방식으로 처리되었다고 가정합니다. 아래 사례는 설명을 위해 만든 가상의 상황이며, 특정 업체의 약관 원문이 아닙니다.

문제가 된 약관에는 세 가지 조항이 함께 들어 있다고 보겠습니다. 첫째는 "의무사용기간 안에 해지하면 남은 렌탈료의 일정 비율을 위약금으로 납부합니다", 둘째는 "렌탈료에는 부가가치세가 포함됩니다", 셋째는 "제품 소유권은 계약 기간 동안 회사에 있습니다"라는 조항입니다. 업체가 세 조항 모두 같은 이유로 설명 대상이 아니었다고 주장한다면, 고객이 확인할 질문은 하나로 좁혀집니다. 설명의무가 면제된다는 업체의 주장이 어느 조항에서는 받아들여지고 어느 조항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지가 그 질문입니다.

먼저 업체가 위약금을 청구하면서 실제로 근거로 든 조항이 무엇인지 특정해야 합니다. 청구 안내문이나 상담 답변에 조항 번호가 적혀 있지 않다면, 고객은 계약 당시의 약관 사본을 받아 해당 문구를 찾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면제 사유는 약관 전체가 아니라 조항마다 따로 판단되므로, 다툴 조항을 정확히 집어내는 일이 이후 검토의 출발점이 됩니다.

근거 법령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3항은 사업자가 약관에 정해진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단서에서 계약의 성질상 설명하는 것이 현저하게 곤란한 경우를 예외로 둡니다. 같은 조 제4항은 사업자가 명시·설명의무를 위반해 계약을 체결하면 해당 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법률 조문에 직접 적힌 면제 사유는 '설명이 현저하게 곤란한 경우' 하나뿐이며, 렌탈처럼 대면 상담이나 화면 안내가 가능한 계약에서는 이 단서가 적용될 여지가 넓지 않습니다.

조문에 없는 면제 사유는 판례가 정리해 왔습니다. 판례는 고객이 이미 그 내용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경우,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별도의 설명 없이도 고객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 법령에 이미 정해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에는 설명의무가 없다고 보아 왔습니다. 또한 설명의무를 이행했다는 사실과 면제 사유가 있다는 사실은 이를 주장하는 사업자 쪽에서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태도입니다. 다만 이 기준은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적용되므로, 아래 설명은 판단의 틀을 보여 드리는 것이며 특정 결론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면제 여부를 따지기 전에 그 조항이 설명 대상인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는지도 함께 보아야 합니다. 판례는 고객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쳐 사회통념상 계약 체결 여부나 대가를 정하는 데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항을 중요한 내용으로 보아 왔습니다. 해지 시 고객이 부담할 금액을 정하는 위약금 조항은 이 기준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고, 전체 동의 버튼을 누르게 한 것만으로 그 조항을 개별적으로 설명했다고 평가받기는 어렵습니다.

효력이 인정되는 경우

설명을 듣지 못한 조항이라도 면제 사유에 해당하면 계약 내용으로 적용됩니다. 법령 반복 사유는 조항이 법령의 내용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옮겼을 때 인정됩니다. 앞의 사례에서 렌탈료에 부가가치세가 포함된다는 조항은 세법상 부담 구조를 확인하는 정도이고 고객에게 새로운 의무를 지우지 않으므로, 설명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배제를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 제품 소유권이 회사에 남는다는 조항도 렌탈이라는 거래 형태에서 고객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내용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객이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유는 사업자가 구체적인 사정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업체와 같은 조건으로 이전에 렌탈 계약을 맺고 위약금을 낸 적이 있거나, 계약 전 상담 메시지에서 위약금 산정 방식을 직접 묻고 답을 받은 기록이 있다면 이 사유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위약금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사실만 막연히 알았던 정도라면, 구체적인 비율과 산정 방식까지 알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조항별로 판단할 때는 세 가지를 차례로 확인하는 방식이 쓸모 있습니다. 해당 내용을 정한 법령 조문이 실제로 있는지, 조항이 그 조문을 바꾸지 않고 옮겼는지, 그 거래를 하는 고객이라면 설명 없이도 내용을 예상할 수 있었는지를 묻는 순서입니다. 아래는 사례 속 세 조항을 이 기준에 맞대어 본 비교입니다.

  • 부가가치세 포함 조항: 법령상 부담 구조를 확인하는 내용이므로 법령 반복 사유로 설명의무가 면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소유권 회사 귀속 조항: 렌탈 거래의 기본 구조에 해당해 고객이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 위약금 비율 조항: 비율과 산정 방식이 업체마다 달라 누구나 아는 내용으로 보기 어렵고, 이를 정한 법령 조문을 옮긴 것도 아니므로 면제 사유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무효·취소되는 경우

업체가 법령 반복을 내세우더라도 조항이 법령보다 고객에게 불리한 내용을 덧붙이거나 법령의 내용을 바꾸었다면, 그 부분은 법령을 되풀이한 것으로 볼 수 없습니다. 판례도 법령을 단순히 옮긴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을 변경하거나 적용 범위를 넓힌 조항에는 설명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해 왔습니다. 위약금 조항이 업계에서 널리 쓰이는 형태라는 사정도 그 자체로 면제 사유가 되지는 않으며, 구체적인 비율과 산정 기준까지 고객이 예상할 수 있었는지가 따로 검토됩니다.

면제 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면 제3조 제4항에 따라 업체는 그 조항을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습니다. 이는 조항이 계약에 편입되지 못한다는 효과로서, 조항의 내용을 무효로 선언하는 것이나 고객이 의사표시로 계약을 취소하는 것과는 구별됩니다. 이 규정은 사업자의 주장만 막으므로 고객은 필요하다면 그 조항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원용할 수 있습니다. 조항이 빠진 뒤에는 같은 법 제16조에 따라 계약이 원칙적으로 나머지 부분만으로 유효하게 존속하고, 빠진 부분은 개별 합의와 민법 등 법령의 일반 원칙에 따라 정해집니다. 다만 유효한 부분만으로는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거나 한쪽에 부당하게 불리해지면 계약 전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는 단서도 함께 두고 있습니다.

사례에 적용하면, 위약금 조항이 편입되지 않더라도 렌탈 계약 자체와 부가가치세·소유권 조항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고객이 중도 해지로 업체에 손해를 끼쳤다면 업체는 약관상 비율 대신 민법상 손해배상의 일반 원칙에 따라 실제 손해를 따로 주장해야 하는 처지가 됩니다. 따라서 편입 배제가 곧 아무런 부담이 없다는 뜻은 아니며, 부담의 근거와 범위가 달라진다는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설명이 충분히 이루어졌더라도 조항의 내용 자체가 불공정하면 별도의 무효 사유가 됩니다. 같은 법 제8조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 의무를 지우는 약관 조항을 무효로 정하고 있으므로, 위약금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면 고객은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편입 배제와 내용상 무효를 나누어 주장할 수 있습니다. 앞의 주장은 계약 체결 과정을, 뒤의 주장은 조항의 내용을 다투는 것이어서 필요한 자료도 서로 다릅니다.

작성 시 점검

사업자는 면제 사유에 기대기보다 설명한 기록을 남기는 편이 분쟁을 줄이는 길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업종별 표준약관을 공개하고 약관 심사 기준을 안내하고 있으나, 표준약관을 썼다는 사정만으로 설명의무가 면제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위약금, 자동 연장, 책임 제한처럼 고객의 부담을 바꾸는 조항은 따로 떼어 안내하고, 법령을 옮긴 조항이라면 근거 조문을 함께 적어 두는 방식이 확인에 도움이 됩니다.

  • 법령 반복이라고 보는 조항은 원래 조문과 문구를 대조해 덧붙이거나 바꾼 부분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 업계 관행이라고 보는 조항이라도 금액, 비율, 기간처럼 업체마다 다른 수치가 들어 있으면 설명 대상으로 분류합니다.
  • 화면 동의 방식이라면 중요 조항을 별도 화면에 표시하고 확인 일시가 남도록 설계합니다.
  • 고객은 계약 당시 받은 안내 문자, 상담 기록, 동의 화면 캡처, 약관 사본을 날짜순으로 모아 둡니다.
  • 고객은 업체가 내세우는 면제 사유가 법령 반복, 거래상 예상 가능성, 이미 알고 있었음 가운데 어느 것인지 서면으로 확인을 요청합니다.

업체가 법령 반복을 주장한다면 고객은 그 조항이 옮겼다는 법령 조문을 구체적으로 알려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조문을 제시하지 못하거나 제시한 조문과 약관 문구가 다르다면 그 차이가 곧 다툴 지점이 됩니다. 업계에서 누구나 아는 내용이라는 주장에는 계약 당시 비율과 산정 방식을 어떻게 알 수 있었는지를 되묻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쟁점을 좁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고객이 업체와 직접 협의해도 결론이 나지 않으면 소비자24에서 소비자 상담과 피해 구제 신청 경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때 위약금 조항이 왜 법령 반복이나 일반적 거래 관행에 해당하지 않는지, 그리고 설명을 받지 못한 경위가 무엇인지를 조항별로 나누어 적으면 쟁점이 분명해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정리한 것이며, 특정 상품의 가입이나 해지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금액 다툼이 있다면 계약서와 기록을 갖추어 전문가의 검토를 받는 것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